책 리뷰 '풍덩!' – 물결처럼 다가오는 문장과 사유의 흔적

 

 

바닷가에 서서 파도를 바라보던 순간이 있었다.

그때 나는 내 생각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.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파도처럼, 내 안에서도 크고 작은 감정들이 출렁였다. 바다는 늘 그런 곳이었다. 나를 사색으로 이끄는 공간. 그리고 우지현의 『풍덩』을 펼친 순간, 나는 마치 다시 그 바닷가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.

 

책장을 넘기는 동안,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. 아니, 제목처럼 ‘풍덩’ 뛰어든 기분이었다.

감정과 이야기들이 물처럼 흐르고, 나는 그 안에서 유영했다. 단순한 문장들이었지만,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기억과 감정들을 일깨웠다.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, 잊고 지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.

 

‘나는 정말로 내 삶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?’ 바다 앞에서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 다시 머릿속에 맴돌았다. 우리는 때때로 너무 바쁘게 살아가느라 삶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. 『풍덩』은 나에게 그 사실을 다시 상기시켰다.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, 지나쳐 버린 작은 감정들. 책 속의 이야기들은 내가 흘려보냈던 것들을 다시금 내 눈앞에 가져다 놓았다.

 

파도를 보며 나는 많은 생각을 했었다.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. ‘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?’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, 더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다.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아닐까?

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여운이 남았다. 마치 바닷물이 발끝에 스며들 듯이, 책 속 문장들이 내 안 깊숙이 들어와 나를 적셨다. 그리고 나는 다시 다짐했다. 바다 앞에서 했던 결심처럼, 나는 내 삶을 더 깊이 살아보겠다고. 순간을 놓치지 않고, 감정을 회피하지 않으며,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겠다고.

나는 바다를 사랑한다. 그리고 이제, 『풍덩』이라는 책을 통해 또 다른 바다를 만났다. 그것은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의 바다. 나는 기꺼이 그 안으로 뛰어들었고, 다시금 깨달았다. 진짜 중요한 것은,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.

 

 

 

'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' 책 리뷰 | 평범한 삶의 가치와 소소한 행복

현재 모습은 과거의 내가 누적된 결과? 원인과 결과의 법칙이 알려주는 놀라운 원리

'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' 책 리뷰, 에리히 프롬이 전하는 삶의 의미

'헤아려 본 슬픔' 책 리뷰 | C.S. 루이스의 애도 철학과 삶의 통찰

'무정형의 삶' 책 리뷰 | 김민철 파리 산문집, 삶을 무정형으로 받아들이는 법